
광복 80년, 식민지근대화론과 뉴라이트의 위험한 역사 왜곡
광복 80주년과 되살아나는 친일 서사
올해는 광복 80주년입니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지 80년이 지났지만, 역사의 진실을 둘러싼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몇 년 사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라인과 서점가에서 식민지근대화론을 앞세운 왜곡된 역사담론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뉴라이트로 불리는 신보수 진영 일부 인사들은 일제강점기를 한국 근대화의 출발점으로 미화하고, 일본 제국에 협력한 친일 부역자들을 마치 근대화의 주역인 양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독립운동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우리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역사적 진실과 정의를 크게 위협합니다. 광복 80년을 맞은 지금, 왜 이런 식민지 미화 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지, 그 위험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식민지근대화론이란 무엇인가 – “식민지가 선물한 근대화”라는 착각
식민지근대화론이란 현대 한국의 발전 원동력이 일제 식민지배에 있다는 관점입니다.
과거 일본 식민사관이 조선을 스스로 발전할 수 없는 정체된 사회로 보고 식민 지배를 합리화했던 것처럼,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켜 주었다”라고 주장합니다. 1990년대 이후 안병직, 이영훈 등 일부 경제사학자들이 내세운 이 이론은, 전통 사학계의 내재적 발전론(일제의 수탈로 조선의 자생적 발전이 꺾였다는 설)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통계 수치를 들어 일제강점기 조선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높았고 산업화의 토대가 마련되었다며, 일제가 한국 근대화의 “물적·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주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철도·도로를 놓고 근대 교육을 실시하여 해방 후 고도성장의 기반이 되었으니 한국인은 일본 덕을 봤다는 식입니다.
심지어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 성공의 바탕에 일제가 남긴 인프라와 친일부역자들의 경험이 있었다고까지 말합니다.
뉴라이트 진영 인사들은 이러한 식민지근대화론을 바탕으로, 일제 지배를 단순 수탈과 억압이 아닌 “문명사의 대전환”으로 묘사합니다. “일제 덕분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라는 문명의 원리가 확산되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이 탄생했다”는 식의 주장이 공공연히 나옵니다.
이는 곧 일제 식민통치가 한국에 근대문명을 선사했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집필한 『경기도 현대사』 교육교재에는 일제강점기를 “문명화의 축복”으로 서술하는 대목까지 실렸습니다.
이런 서술은 일본 극우세력이 오래전부터 외쳐온 “식민지 시혜론”, 즉 _“일본 덕분에 조선이 발전했으니 고마워하라”_는 망언의 복사판에 지나지 않습니다. 피식민 민족의 고통은 지워버리고 식민 지배를 은혜로 포장하는 이러한 관점이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정치세력 입을 통해 유포된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입니다. 반드시 대한민국에서 도려내야 할 척결 대상입니다.

뉴라이트와 친일 옹호 : 식민지배 미화에 편승한 위험한 동조
문제는 이러한 식민지근대화론이 단순한 학술 주장에 그치지 않고, 친일 세력의 과거를 미화·정당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뉴라이트 진영 일각에서는 일제에 협력한 친일 인사들을 가리켜 “한국 근대화에 기여한 인재”로 추켜세웁니다.
이들은 “일제가 남긴 인적 자산 덕분에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가 효율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었다”, “친일부역자들이 없었으면 한국의 발전도 없었다”는 식의 논리를 폅니다. 한마디로 친일파가 있었기에 나라의 근대화도 가능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일제에 협력하여 부와 권력을 누린 자들을 역사의 죄인으로 보기는커녕, 오히려 공로자로 둔갑시켜 주는 서사입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전개한 애국지사들은 이 논리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몽매한 자”로 격하되고 맙니다.
실제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필진 중 일부는 구한말 의병 투쟁과 동학농민전쟁마저 “문명의 축복을 거부한 야만의 몸부림”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이런 왜곡된 인식에서는 일제에 맞선 저항이 오히려 미개한 행위쯤으로 취급되고, 일제에 협력한 친일 행위가 발전을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둔갑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뉴라이트의 역사관이 일본 극우의 역사부정론과 놀라울 만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입니다. 뉴라이트 진영 인사들이 주장하는 바는 일본 정부 및 우익세력이 과거사 책임을 부정할 때 흔히 드는 논리와 거의 동일합니다.
실제로 “국내 뉴라이트 인사들은 한일병탄의 합법성, 위안부의 자발성, 식민지근대화론을 강조하며 일본의 주장에 편승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있습니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일본 사회 극우파의 관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결국 식민지근대화론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을 미화하려는 일본 극우 세력과 국내 일부 친일 옹호 세력의 이해가 교묘히 맞아떨어진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북대 김창록 교수는 이러한 역사부정 서적 『반일종족주의』를 두고, 저자들이 식민지배 범죄를 부정하는 일본 우익의 심기를 맞추느라 안간힘을 쓰는 “노예의 손타쿠(忖度)”를 하고 있다고 통렬히 비판했습니다. 자기 반성 없는 일본 극우조차 인정한 바 있는 역사의 잘못들마저 부정하며 제국주의 침략 논리에 동조하는 행태를, 우리 시대 양심적인 학자들은 노예적 아부로 규정한 것입니다.
교과서와의 전쟁 : 아이들의 역사까지 물들이는 왜곡
이러한 뉴라이트 식 역사관이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무대는 바로 역사 교과서였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시기,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면서 거센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 “뉴라이트 교과서”는 친일·독재 미화 논란으로 전국 대다수 학교에서 채택을 거부당했는데,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컨대 위안부 동원 시기와 규모를 축소해 기술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가 하면, 일제 식민통치와 독립운동, 한일협정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잃은 서술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교과서가 식민지근대화론에 기반을 둔 편향된 역사관 때문에 식민 지배의 실상을 희석하고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는 오류들을 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켜 주었다”는 틀에 맞춰 쓰다 보니,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국가 책임을 희석시키는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저항은 제대로 조명하지 않은 채, 해방 후 박정희 정권의 공과를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등의 불균형도 드러났습니다.
이렇듯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하나가 얼마나 왜곡된 기술을 낳는지, 교학사 교과서 파동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다행히 시민들과 교육계의 거센 반발로 해당 교과서는 사실상 퇴출되었지만, 이후 박근혜 정부는 아예 국정 교과서 추진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역사교육을 특정 이념으로 재단하려 한 시도로 큰 저항에 부딪혀 무산되었습니다. 역사 교과서 논쟁은 현재진행형인 “역사 전쟁”의 한 전선이었으며,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이 얼마나 위험하게 우리의 미래 세대 교육을 오염시킬 뻔했는지를 말해줍니다.
“반일 종족주의” 논쟁 : 역사부정 베스트셀러의 충격
2019년에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식민지근대화론을 신봉하는 인물들이 쓴 책 『반일 종족주의』가 출간되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 책은 한국인의 반일 감정이 사실 왜곡과 “종족주의적” 피해의식에 기반한 것이라 주장하며, 식민 지배와 전쟁범죄를 대폭 축소 또는 부정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강제 동원은 허구”라는 취지의 서술을 하여 피해자들의 증언과 국제사회 조사까지 싸잡아 부정했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강제동원, 식민지 수탈 등의 역사적 사실들을 통계와 자료를 끼워 맞춰 축소하거나 부인하는 역사부정론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한때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는데, 전문 역사학자들과 시민사회의 즉각적인 반격이 뒤따랐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역사단체와 학계는 긴급 토론회를 열어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 결과 드러난 것은 이 책이 사실 오류와 자의적 해석 투성이의 선전물에 불과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 학자들은 해당 책에 대해 “사실을 과장·왜곡하고, 일제 식민 지배의 폭력성을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역사부정의 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예컨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해도 일본 정부조차 일부 책임을 인정한 마당에, 이 책은 피해자의 증언을 근거 없이 불신하며 일본의 전쟁범죄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학계의 한 논문은 『반일 종족주의』 출간 현상을 “탈진실 시대의 극단적 사례”라고 평하며, 잘못된 역사지식이 대중에게 퍼질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한 대학 강의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이 책에 대해 “기존 통설과 정반대 주장을 해서 힙(Hip)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본인 이 태어나서 자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지극히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극적인 왜곡이 오히려 젊은 세대 일각에 신선한 것으로 착각되며 스며든 현실에 많은 이들이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반일 종족주의』 논쟁은 역사부정 세력이 대중서와 유튜브를 통해 얼마나 빠르게 영향력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집단지성의 역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법과 정의 : 친일 청산의 노력과 역사의 심판
광복 이후 우리 사회는 일제에 협력한 친일파 청산을 완수하지 못한 채 분단과 전쟁을 겪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세대 넘게 지나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마침내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친일재산환수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국회는 일제강점기 동안 조국을 배신하고 얻은 부귀영화를 더 이상 그 후손들이 누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이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2005년 12월 29일 시행된 이 특별법은, 일제 침탈에 적극 협력한 자들이 축적한 재산을 국가가 조사하여 몰수·국고귀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나라 팔아 얻은 대가를 민족 공동체에 반환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법에 따라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설치되어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실제 다수의 친일파 후손 재산이 환수되었습니다. 물론 일부 후손들은 소송을 제기하며 “조상 잘못으로 재산을 빼앗기는 건 부당하다”라고 항변했지만,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3년 8월 해당 특별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일제가 수여한 작위를 받은 친일 행위자의 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국민감정에 부합하고 헌법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100년 전의 반민족 행위를 단죄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역사는 이처럼 법의 이름으로라도 정의를 세우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친일재산환수법은 비록 과거를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지만, 친일 행위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메시지를 후대에 남겼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큽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값지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식민지배와 친일행위의 본질적 잘못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식민지근대화론 같은 서사가 득세하여 “친일도 나라 발전엔 필요했다”는 그릇된 인식이 퍼진다면, 이러한 법률적·사회적 과거청산 작업의 정당성마저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왜 식민지근대화론 서사가 위험한가 – 역사적 진실과 정의의 문제
식민지배 미화론과 친일 옹호 담론이 단순한 의견 차이나 학술적 논쟁에 그치지 않고 민주사회에 대한 위험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첫째, 이 서사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훼손입니다. 일제강점기는 분명 한국 민족에게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고 경제적 수탈과 문화적 말살을 자행한 폭력의 시대였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목숨과 인권을 잃었고, 나라는 강제로 병합되었습니다. 그런데 식민지근대화론은 오로지 몇 가지 경제지표의 성장만을 부각하며, 그 이면에 깔린 민족 차별과 강제 동원의 현실을 애써 외면합니다.
식민지배나 민족차별이라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은폐한 채 “철도 놓아주고 학교 세워줬으니 됐다”는 식의 주장은, 기록되고 증언된 숱한 고통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진실에 대한 왜곡이며, 과거로부터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을 심각하게 왜곡합니다.
둘째, 이 서사는 역사 정의에 반합니다. 일제강점기는 세계사적으로도 제국주의 침략이 심판받은 반인도적 범죄의 역사입니다. 식민 지배 아래 고통받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생존해 있고, 그 후손들도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식민지배를 미화·정당화하는 담론이 힘을 얻으면, 피해자들의 상처는 다시 한번 짓밟히고 맙니다.
가령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평생 싸워온 명예회복과 진실 규명 노력이 한순간 “허구에 기반한 종족주의”로 매도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반일종족주의』열풍 당시 일부 극우 인사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까지 쏟아냈습니다.

이는 역사적 정의와 인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반성시키지는 못할망정, 우리 사회 내부에서조차 그 상처를 부인하고 가해 논리를 두둔한다면, 정의로운 국제질서와 인류 보편의 가치에도 어긋납니다.
셋째, 식민지배 미화 서사는 미래 세대의 가치관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역사는 공동체의 기억이고 정체성입니다. 만약 왜곡된 역사관이 교육을 통해 퍼진다면, 우리 아이들은 친일도 괜찮고, 힘 있는 자에 굴복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라는 잘못된 교훈을 배우게 될지 모릅니다.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역사의식과 민족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광복군과 독립투사의 희생은 잊혀지고, 친일 경찰과 관료의 “업적”이 칭송받는 사회라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그런 사회에서는 애국과 헌신, 정의에 대한 신념 대신 냉소와 왜곡이 자리잡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역사왜곡 서사가 득세하면 우리 사회의 대외적 위상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일본 극우세력은 한국 내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 이를 적극 활용해 국제 여론전을 펼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식민지배가 근대화에 도움 됐다는 학자가 있다”는 식으로 왜곡된 주장을 일본 측이 받아 인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국내 역사부정론은 일본의 책임 회피에 이용당하며, 이는 고스란히 과거사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한일관계의 정의로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됩니다.
우리가 할 일 : 시민의 힘으로 지키는 역사 진실과 정의
결국 식민지근대화론과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에 맞서는 일은 남의 손에 맡길 수 없는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시민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첫째, 배우고 기억하기입니다. 왜곡에 맞서려면 올바른 역사 지식을 갖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전문 역사서와 검증된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실상과 독립운동의 숭고함을 배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들이 운영하는 기념관·박물관(예: 식민지역사박물관,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 선열들의 희생과 식민 지배의 참상을 눈으로 보고 느껴보십시오. 책을 읽고 전시를 관람하는 작은 실천이 모이면, 사회 전체의 역사 면역력이 강해집니다. 왜곡된 주장이 나올 때 바로바로 사실에 입각해 반박할 수 있는 힘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생기는 것입니다.
둘째,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검증하기입니다. 오늘날 유튜브 동영상, SNS 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역사 문제를 다루는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그중에는 그럴듯한 “팩트 폭격”을 가장한 허위정보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분별하려면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한 역사정보 유통이 활발한 시대일수록 시민들의 비판적 해석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주장이 나왔을 때 출처는 어디인지, 주류 연구와 합치되는지 따져보고, 섣불리 공유하거나 믿지 않는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깨어 있는 시민이 되는 것이야말로 역사왜곡을 막는 첫걸음입니다.
셋째, 목소리 내고 참여하기입니다. 교과서 국정화 저지운동, 친일파 기념사업 저지 운동, 역사정의 구현을 위한 서명 캠페인 등 우리 사회에는 꾸준히 역사 바로세우기 위한 시민행동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컨대 과거 뉴라이트 교과서 채택을 막아낸 데에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의 단호한 항의와 연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또한 친일 청산과 과거사 정의를 위한 입법·정책을 요구하는 시민 청원, 집회도 큰 힘이 됩니다. 최근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들은 “광복 80주년이 다 가도록 친일 미화 인사가 공공기관장을 맡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관련 인물들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잘못된 역사인식이 발견될 때 목소리를 내어 시정 요구를 하는 것, 그리고 올바른 역사사업 (독립운동 기념, 피해자 배상 등)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행동이 모이면 변화는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역사 대화를 활발히 해야 합니다.
가정이나 학교, 지역사회에서 역사왜곡의 문제점과 올바른 역사관에 대해 토론하고 공감대를 나누는 것입니다. 침묵할 때 왜곡은 자라나지만, 대화하고 기억할 때 진실은 살아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 역사의 진실을 지켜 미래로
광복 80년이 된 오늘, 우리는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할 책임과 함께 과거에 머물지 말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사명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친일을 미화하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왜곡된 서사는 우리를 과거로 퇴행시킬 뿐 아니라, 민족의 명예와 정의를 짓밟는 일입니다. 그런 서사가 득세하도록 방치한다면, 역사의 고통 속에서 간신히 피워낸 정의의 꽃들은 시들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대응한다면, 결코 그렇게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름 모를 수많은 시민이 온라인에서, 학교에서, 지역 공동체에서 역사 왜곡 안돼!”를 외치며 진실을 수호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수요집회에 나와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고, 학생들은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학자들과 언론인들은 용기 있게 잘못된 주장을 논파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광복 80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키려 한 나라는 단순한 영토가 아니라 역사와 정의의 공동체였습니다. 우리가 그 유산을 이어받았다면, 이제는 우리가 그 역사의 진실을 지킬 차례입니다.
부디 100년, 200년 뒤 후손들이 우리를 돌아볼 때 “80주년을 맞은 그들은 진실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식민의 아픔을 딛고 피어난 대한민국의 존엄과 긍지를 지키는 일,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광복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역사의 거울 앞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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